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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예술 정신, 추사 김정희 (추사체, 세한도, 예술철학)

by pojka-ll 2026. 1. 21.

추사 김정희 작가
김정희 작가

김정희는 이름보다 "추사"라는 호로 더 익숙한 인물입니다. 그는 글씨를 잘 쓰는 서예가 정도로만 알려져 있지만, 저는 그보다 훨씬 더 깊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선 후기, 유배지에서 외롭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도 끝까지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완성한 사람입니다. 저는 그가 남긴 "세한도"를 처음 봤을 때 이상하게도 울컥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글에서는 김정희라는 인물의 삶과 철학을 제 시선으로 풀어보겠습니다.

1. 추사체, 틀을 깨고 자신만의 길을 만들다

김정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추사체"입니다. 서예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추사체만큼은 들어봤을 것입니다.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글씨가 너무 삐뚤빼뚤해 보여서 "이게 왜 유명하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고, 그의 생애를 알고 나니 왜 저 글씨가 그토록 특별한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추사체는 말 그대로 기존의 서예 틀을 깨는 글씨입니다. 중국의 여러 서체를 깊이 연구하고, 수십 년간 반복된 연습 끝에 그만의 스타일을 완성한 것입니다. 단순히 멋있게 보이기 위한 글씨가 아니라, 자신의 인생과 철학을 글자 하나하나에 새긴 결과물입니다.

저는 추사체를 보면 항상 "인생도 이렇게 써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완성해내는 태도입니다. 김정희는 글씨를 통해 삶을 말했고, 그 글씨는 오늘날까지도 생생하게 살아 있습니다.

2. 세한도, 겨울 속에서 피어난 예술

김정희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그림은 단연 "세한도"입니다. 이 그림은 그가 제주도로 유배되었을 때, 자신을 도와준 제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려준 선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림에는 키 작은 집 한 채와 소나무, 잣나무 몇 그루가 그려져 있습니다. 굉장히 단순한 구성이지만, 그 안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제가 처음 "세한도"를 봤을 때, 한참을 말없이 바라봤습니다. 겨울산 같은 그 풍경이 왠지 제 마음 같았기 때문입니다. 바람도 차고, 주변엔 아무도 없고, 그저 조용히 자신의 생각을 꾹꾹 눌러 담은 듯한 그림입니다. 당시 김정희는 정치적 실각으로 인해 외롭고 고된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 속에서도 그림을 그리고 감사를 표현한 모습이 저는 참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세한도는 단순한 회화 작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 관계, 예술, 고독, 철학이 함께 담긴 한 폭의 인생입니다.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이 그림이야말로 김정희라는 인물의 본질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용하지만 깊고,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감정이 지금도 그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3. 예술가이자 학자, 고집스럽지만 진실했던 사람

김정희는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학자였습니다. 글씨와 그림뿐 아니라, 금석학, 역사,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습니다. 그의 글과 편지를 읽어보면, 학문에 대한 애정과 고집, 그리고 무엇보다 "진짜를 알고 싶다"는 열망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김정희가 매우 인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세상과 타협하기보다, 스스로 옳다고 믿는 길을 끝까지 가려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실각도 하고, 오랜 유배 생활을 견뎌야 했지만, 그는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요즘 시대에 이런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저는 그가 단지 고고하고 어려운 예술가가 아니라, 굉장히 인간적인 사람이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제자와 주고받은 편지 속 표현, 그림 속에 담긴 작고 따뜻한 디테일들 때문입니다. 그런 것들을 볼 때마다 김정희는 단지 "위대한 예술가"가 아니라, "깊은 마음을 지닌 사람"이었다고 느껴집니다.

결론: 김정희, 나만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에게

김정희는 조선 후기의 예술과 학문의 정점을 찍은 인물입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는 자신만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 사람이었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인정하는 글씨 대신 자신만의 추사체를 완성했고, 힘겨운 유배 속에서도 붓을 놓지 않았으며, 끝까지 공부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그런 태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답이 보이지 않고 외롭고 힘든 시기에도, 스스로를 버티게 하는 무언가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김정희는 그것을 예술로 표현했고, 그 마음이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사람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김정희의 글씨를 볼 때마다, 그림을 볼 때마다, 다시 저를 돌아보게 됩니다. 나는 나만의 길을 걷고 있는가, 아니면 누가 만든 틀에 머무르고 있는가를 말입니다.